유명 연예인 J씨가 자살한 다음날, 나는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다.

남의 불행에 겹친 나의 행복은 낮설게 다가오지 않았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혼자서 슬프고 답답했을까.” 얼마나 부질없는 말소리인가. 시계바늘이 지나간 자리를 뒤늦게 쫓는 공감과 이목은 도착점 없이 대기권을 떠돌 뿐이다.

가슴 아픈 이 사건에 무슨 의미라도 부여해 보라고 윽박질러도 내 머리는 공백만을 뱉어냈다.

여기 이 허무함이나 삼키라면서.

나도 똑같이 무능력하니까.

우리의 무지함에 땀처럼 맺힌 동정심도, 시기심에 가득 찬 머리를 순식간에 적셔버린 안타까움도 그저 맥없이 땅에 떨어진다. 툭, 소리를 내고는 정적이 흐른다.

“너무 젊은 나이에”, “재능이 너무 아까운 시점에”. 그럼 자살에도 적합한 시기가 있다는 말인가. 너무 젊지도 않고, 아깝지도 않은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까. 생각보다 많은 걸까.

우리는 대체 몇 개의 별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빌어야 하는가.